사타구니 통증
언젠가 제 친구가 조심스럽게 말했어요. “나 요즘 사타구니가 좀 아픈데… 이거 그냥 운동해서 그런 걸까?”
말끝을 흐리며 웃어보였지만, 그 눈빛 속엔 걱정이 한가득이었죠. 하필이면 아픈 부위가 말하기 민망한 그곳이라니. 이 글을 읽고 계신 분도 혹시 그런가요? 괜히 민망해서 병원 가기도 망설이고, 검색만 몇 시간째 하고 있는 거 아닌가요?
사타구니 위치, 정확히 어디일까요?
먼저, 사타구니는 어디일까요?
복부와 허벅지 안쪽이 만나는 부위, 우리가 앉았다 일어날 때 접히는 그곳. 의학적으로는 ‘서혜부(鼠蹊部)’라고 불러요. 이 작은 부위에는 림프절, 혈관, 신경, 근육까지 오밀조밀 모여 있어서 생각보다 굉장히 중요한 공간이랍니다.
저는 예전에 오래 앉아 있다가 일어설 때마다 찌릿한 느낌이 들어서, 처음엔 자세 때문이라 생각했었어요.
오른쪽 사타구니 통증, ‘맹장?’ 걱정된다면
오른쪽 사타구니가 유독 아플 때, 맹장(충수염) 걱정부터 하게 되죠.
제 동생도 한동안 오른쪽 아랫배가 아프다더니 결국 응급실에 갔는데, 맹장이었습니다. 초기에는 배꼽 주위가 아프다가, 점점 오른쪽 아래로 통증이 내려갔고, 사타구니까지 뻐근하게 아팠다더라고요. 이런 경우 열이 나거나, 손으로 눌렀다가 뗐을 때 더 아프다면 ‘반동 압통’일 수 있으니 빨리 병원을 찾아야 해요.
그리고 사타구니 통증 맹장이 아니더라도 탈장이나 림프절염처럼, 속에서 부풀어 오르는 다른 문제일 수 있으니 꼭 원인을 체크하셔야 해요.
왼쪽 사타구니 통증, 무심코 넘기지 마세요
왼쪽은 괜찮을까요? 꼭 그렇진 않아요.
왼쪽도 운동이나 자세 문제로 인해 근육이 뭉치거나, 골반이 살짝 틀어졌을 때 통증이 나타날 수 있습니다. 게다가 여성의 사타구니 통증 경우 난소에서 생긴 물혹이나 염증도 왼쪽 사타구니에 영향을 줄 수 있어요.
지인의 엄마는 왼쪽 사타구니가 몇 주 동안 묵직하게 아프다며 참고만 계셨는데, 병원 가보니 난소에 작은 낭종(물혹)이 있었대요. 크게 위험한 건 아니었지만, 그 이야기를 듣고 나서 '몸이 주는 신호는 그냥 넘기면 안 되는구나' 하고 생각했어요.
여자 사타구니 통증, 민감한 시기일수록 더 민감해져요
사타구니 통증은 여자분들에겐 더 민감하게 다가올 수 있어요.
생리 전후로 복부에 압력이 가해지거나, 배란기 때는 난소의 변화가 이 부위까지 전달되기도 하거든요. 하지만 생리 전 증상으로만 넘기기엔 자궁근종이나 골반염(PID)처럼 깊은 문제일 수도 있어요.그리고 질염이나 외음부 피부염, 또는 바톨린샘염처럼 외부 감염으로 인해 사타구니가 붓거나 욱신거릴 수도 있어요.
몸에 이상 신호가 계속되면, 아무리 부끄럽더라도 산부인과의 문을 살짝 두드려보세요. 그게 나 자신을 아끼는 일이랍니다.
운동 후 사타구니 통증, 단순한 ‘알배김’ 아닐 수도 있어요
몇 주 전, 회사 동료가 갑자기 다리를 절뚝이며 왔어요. 주말에 풋살을 했다가 허벅지 안쪽이 당기고 사타구니가 욱신거린다더라고요. 그 친구 말로는 '그냥 알이 배긴 줄 알았다'고 했지만, 정형외과에서 보니 근육 미세 파열이었대요.
사타구니는 내전근(허벅지 안쪽 근육)과 연관이 깊기 때문에, 운동할 때 무리하면 쉽게 다칠 수 있어요. 초반엔 얼음찜질과 휴식이 도움이 되지만, 통증이 오래 간다면 병원에서 초음파나 MRI 검사를 받아보는 게 안전합니다.
사타구니 가려움증, 작은 불편이 큰 불편으로 번지기 전에
가려움은 통증보다 오히려 더 불편할 수 있어요.
여름철, 땀과 습기가 많을 때 사타구니 주변이 간질간질하거나 붉게 변한 적, 한 번쯤은 있으시죠?
이럴 땐 완선(사타구니 무좀)일 수 있어요. 곰팡이균이 번식해서 생기는 증상인데, 빨리 치료하지 않으면 다른 부위로 퍼지기도 해요. 한 지인은 피부과에서 항진균제 연고를 처방받고 금방 나았는데, 중요한 건 초기에 대처했다는 거예요. 간지럽다고 손으로 긁거나 방치하면 상처나 2차 감염 위험도 생기니, ‘가려움도 몸의 경고’라고 여겨주세요.
사타구니 통증 멍울, 그냥 넘기면 안 돼요
사타구니에 멍울이 만져질 때, 괜히 겁이 덜컥 날 수 있어요.
실제로 림프절이 부은 경우가 많은데, 이건 감기나 다른 염증 반응으로도 일시적으로 생길 수 있답니다. 하지만 만져지는 게 단단하고 점점 커진다면 꼭 병원을 찾아야 해요.
여성이라면 바톨린샘(외음부 양쪽에 있는 분비샘)에 염증이 생겨 멍울이 잡힐 수도 있어요. 이럴 땐 산부인과나 외과 진료가 필요해요. 무조건 무섭게만 받아들이기보단, 조기 진단을 통해 안심하는 것이 훨씬 좋아요.
사타구니 통증, 병원은 어디로 가야 할까요?
사타구니 통증 원인에 따라 진료과가 달라지기 때문에 혼란스러울 수 있어요.
- 근육통, 운동 후 통증: 정형외과, 재활의학과
- 림프절, 멍울: 내과, 외과
- 여성질환 의심: 산부인과
- 피부질환, 가려움: 피부과
- 소변 관련 통증: 비뇨의학과
무엇보다 중요한 건, 아프다고 해서 무턱대고 참지 않는 겁니다. 통증은 늘, 그 자체로 메시지예요. “내 안에서 무언가 이상해요. 날 좀 봐주세요.” 라고요.
사타구니 통증. 민망하고, 남에게 말하기 어려운 그 감정, 저도 잘 알아요.
하지만 그 부끄러움에 몸이 다치는 걸 두고 봐선 안 되죠.